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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공동설: 달은 비어 있는가

1969년 아폴로 임무 당시 달은 충격에 의해 마치 종처럼 진동했다. 속이 빈 천체라는 달 공동설의 징후와 주류 과학의 반론을 교차 검증하며, 밤하늘에 떠 있는 위성의 진짜 얼굴을 묻는다.

글쓴이 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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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클레멘타인 호가 촬영한 달 합성 이미지

1994년 클레멘타인 호가 촬영한 달 합성 이미지

우주에서 울려 퍼진 종소리

1969년 11월 20일. 아폴로 12호의 우주비행사들은 임무를 마치고 귀환을 준비했다. 그들은 궤도에 오르기 전, 불필요해진 달 착륙선의 승강단을 표면에 고의로 추락시켰다. 충돌의 충격은 TNT 1톤의 폭발력과 맞먹었다. 달 표면에 미리 설치해 둔 수동형 지진계의 바늘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진동은 곧 멈출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진동은 멈추지 않았다. 무려 55분간 지속되었다.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가라앉는 파동은 지구의 지진계에서는 결코 관측할 수 없는 기묘한 형태였다. 이듬해 아폴로 13호의 3단 로켓이 달에 추락했을 때, 지진계는 더 긴 시간을 기록했다. 3시간 20분. 당시 지진파 실험의 공동 책임자였던 모리스 유잉은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마치 누군가 교회 종탑을 친 것과 같았다. 달은 종처럼 울렸다.

태양계의 기묘한 동반자

달은 지구의 유일한 자연 위성이다. 현재 주류 천문학계는 약 45억 년 전, 화성 크기의 천체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간 파편들이 뭉쳐 달이 되었다는 거대 충돌설을 정설로 채택하고 있다.

지구에서 바라볼 때 달은 항상 같은 면만 보여준다.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일치하는 조석 고정 현상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밤하늘을 올려다보지만, 인류가 지구상에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는 달의 모습은 미세한 흔들림인 칭동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표면의 59퍼센트에 불과하다. 철저히 계산된 궤도와 물리 법칙 안에서, 달은 그저 차갑게 식어버린 암석 덩어리로 분류된다.

계산식에 들어맞지 않는 변수들

하지만 관측 데이터가 쌓일수록, 완벽해 보이던 자연의 계산식에 묘한 균열이 생겨났다. 달은 모행성인 지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크다. 목성이나 토성 같은 거대 행성들이 거느린 위성들은 모행성에 비해 먼지 수준으로 작다. 그러나 달의 지름은 지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태양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비율이다.

우연의 일치라기엔 섬뜩한 수치도 존재한다. 태양의 지름은 달보다 약 400배 크다. 그런데 태양은 달보다 지구에서 정확히 400배 멀리 떨어져 있다. 이 기하학적 우연 덕분에 지구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가장 큰 의문은 질량이다. 지구의 평균 밀도는 5.5g/cm³인 반면, 달의 밀도는 3.3g/cm³에 불과하다. 달은 덩치에 비해 턱없이 가볍다. 무언가 비어있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까다로운 수치다. 여기서부터 가장 오래되고 논쟁적인 가설이 틈새를 비집고 나온다. 달의 내부는 비어 있으며, 어쩌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달 공동설이다.

지구의 위성이 되기에는 너무 크고, 속이 꽉 차 있기에는 너무 가볍다. 달은 무엇을 비워낸 것인가.

세가지 주장

진동, 멈추지 않는 파동

음모론과 주류 과학은 동일한 현상을 두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는다. 첫 번째 쟁점은 단연 진동의 역설이다.

달 공동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아폴로 임무 당시 관측된 종소리 현상이 달 내부가 비어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티타늄 합금 같은 단단한 금속 외피 안에 거대한 빈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았을 때 소리굽쇠처럼 공명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반면, 주류 지질학계의 설명은 건조함과 파편화에 초점을 맞춘다. 지구의 암석은 수분을 머금고 있고 내부에 부드러운 맨틀이 있어 진동 에너지를 빠르게 흡수한다. 하지만 달의 암석은 수분이 완벽히 고갈되어 있다. 게다가 수십억 년간의 운석 충돌로 인해 지각 표면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건조하고 균열이 간 암석 층층이 진동파를 반사시키며 파동이 저항 없이 오래 퍼져나갔을 뿐, 속이 비어있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반론이다.

깊이를 거부하는 크레이터

두 번째 쟁점은 분화구의 얄팍한 깊이다. 달 표면은 무수한 운석 충돌의 흔적으로 뒤덮여 있다. 초속 수십 킬로미터로 날아온 거대한 운석이 충돌하면, 보통 지름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깊은 구덩이가 파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달의 크레이터들은 기이할 정도로 얕다. 예를 들어 가가린 크레이터는 지름이 265킬로미터에 달하지만 깊이는 고작 4.8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심지어 바닥이 평평하거나 위로 솟아오른 형태도 존재한다. 1970년대 구소련의 과학자 바신과 셰르바코프는 이를 두고 달 표면 수 킬로미터 아래에 충격을 견뎌내는 견고한 인공 장갑이 존재한다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다. 운석이 외벽을 뚫지 못하고 표면만 넓게 파괴했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등방성 반발 이론으로 이를 일축한다. 달의 내부가 과거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 차 있었을 때, 거대한 충돌로 지각이 파이면서 압력이 낮아졌고, 그 틈을 타 밑에서 솟아오른 용암이 분화구의 바닥을 메워 평평하게 굳어버렸다는 것이다. 상흔은 넓지만 얕은 이유가 내부의 인공 외벽 때문이 아니라 화산 활동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밀도의 모순과 질량의 유령

세 번째 쟁점은 비정상적인 밀도 분포다. 달의 전체 밀도는 낮지만, 특정 지역의 중력은 이상할 정도로 강하다. 1968년 달 궤도를 돌던 탐사선들은 달의 바다라 불리는 평원 지역 위를 지날 때마다 경로가 아래로 끌려 내려가는 현상을 겪었다. 지하에 중력이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작용하는 고밀도 덩어리인 매스콘이 존재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가벼운데, 특정 외곽 부위에 엄청난 질량이 집중되어 있다. 음모론자들은 이를 가벼운 외피 안에 무거운 골조와 기계 장치들이 배치된 거대한 인공 구조물의 특성으로 해석했다.

물론 현대 천체물리학의 결론은 다르다. 2012년 미 항공우주국의 쌍둥이 탐사선은 달의 중력장을 정밀하게 지도화했다. 그 결과, 매스콘은 거대한 운석 충돌로 얇아진 지각 틈새로 무겁고 철분이 풍부한 현무암질 용암이 솟아올라 굳어진 결과물임이 증명되었다.

달이 가벼운 이유는 속이 비어서가 아니라, 핵이 달 지름의 약 20%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핵이 행성 지름의 최대 약 50%에 이르는 다른 암석형 천체들보다 훨씬 작은 비율이다.

고정된 시선, 가려진 이면

현대 과학은 지진파 분석과 궤도 역학을 통해 달이 속이 빈 인공물이 아니라는 것을 훌륭하게 증명해 냈다. 정밀한 수치와 데이터는 달 내부가 텅 비어있을 확률을 사실상 0으로 수렴시킨다. 오늘날 달 공동설을 진지하게 믿는 천문학자는 없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이 완벽히 규명되었다고 해서,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느껴지는 서늘한 기묘함마저 완벽히 소거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의 크기, 태양과의 거리, 기형적인 핵의 비율. 이 모든 것이 그저 45억 년 전의 맹목적인 충돌이 빚어낸 우연의 연속이라면, 우주의 확률이란 때로 소름 돋도록 정교하다.

우리는 여전히 지구라는 좁은 천체에 묶여, 달이 허락한 절반의 단면만을 응시하고 있다. 수십 년 전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간 그 기이한 종소리의 파동은 물리적으론 멈추었을지 몰라도, 인식의 영역에서는 계속 진동하고 있다.

달은 오늘도 가장 완벽한 수학의 얼굴을 한 채, 가장 기묘한 침묵을 삼키고 있다.

출처

달의 구성과 구조

컬럼비아호, 달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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